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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Story/블록체인

지자체 공약한 지역 암호화폐 추진 난항...이유는?

by 승은바라기 2020. 2. 25.

전북코인, 가맹점 부족에 시범서비스 지지부진
경북코인 계획도 1년 넘게 무소식, 사실상 서비스 계획 백지화

지난해부터 지역별로 추진 중이던 지역 암호화폐들이 서비스에 난항을 겪고 있다. 복잡한 정산 방식과 이해부족 등으로 가맹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북도는 지난해 11월 '전라북도 스마트 투어리즘' 사업의 일환으로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전북코인)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전북코인은 원화와 1:1의 교환 가치를 지니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지칭됐다.

앞서 전북도는 10월 전북코인 운영 사업자로 NH농협은행을 선정하고 본격 운영에 착수했다. NH농협은행은 시범운영기간(2020년 1월~12월) 동안 전북코인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하지만 전북코인 시범운영은 당초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도 관계자는 "작년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올해 1월 시범운영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내부적인 문제로 4월로 연기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북도는 '스마트 투어리즘 플랫폼'을 구축하고 시범운영 채비를 마쳤다. 스마트 투어리즘 플랫폼은 전주 한옥마을과 남부시장 청년몰 등에서 사용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전자화폐 시스템과 실시간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2019년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북코인은 가맹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이 플랫폼은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정보 및 편의 제공이 목적이었지만 정작 상점들은 코인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현재 전북코인 사용처가 부족해 추가로 가맹점을 모집 중"이라며 "정산 방법이 복잡한 점도 가맹점 확보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코인은 가맹점에서 별도 QR 리더기를 통해 결제가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문제는 결제 방식이 아니라 정산 방식에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전북코인은 현재 은행과 연동되지 않아 개발사 측에서 수동으로 정산 처리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당초 시범운영 사업자로 선정된 NH농협은행도 사실상 손을 뗀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도 관계자는 "KISA 측과 도가 은행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게 문제였다"며 "현재 은행측이 요구하는 수준의 보안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사업비가 책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상북도가 오는 2022년까지 추진 예정인 블록체인 크립토밸리 특구 조성 및 경북코인 시범 계획도 1년 넘도록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는 2018년 7월부터 2022년 6월 31일까지 4년간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 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는 2018년 국내외 40여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블록체인 특별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사업 추진 의지를 보였지만 사실상 블록체인 생태 계획은 백지화된 상태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 블록체인 관련 사업은 포스텍(포항공대)과 ICT 융합 분야 전문인력 양성 교육을 진행 중"이라며 "경북코인은 지역 내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현재로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지역 암호화폐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슈화하기 쉬운 데 반해 실제 쓰임새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최초의 지역코인으로 불리는 노원(NW)코인은 지역화폐보다 사회적 가치 확산에 무게를 뒀다.

노원구청 마을공동체과 관계자는 "노원이 최초의 지역 암호화폐라는 측면에 쏠려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노원은 자원봉사로 얻을 수 있는 포인트이지 환전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역 암호화폐를 경제적인 효용성만으로 따지면 확산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노원(NW)은 지역 내 자원봉사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가맹점들 또한 노원(NW)을 통한 할인율을 일종의 기부 개념으로 제공하고 있다. 노원은 2018년 1월 오픈 이후 현재까지 280여개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노원(NW)은 마을공동체 내에서 봉사와 기부가 활성화되길 바라는 사업"이라며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유인책으로서 노원(NW)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비아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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